전남 무안 백련축제…마음으로 맡는 연꽃 향기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8.07.2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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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향기는 멀어질수록 향기로워 송나라 유학자 주돈이는 연꽃을 '꽃 중의 군자'라 하기도 했다
특이하게도 연꽃 뿌리는 가로로 뻗어나간다
누워 있는 겸손한 모습에 오히려 강함이 스민 '군자의 상'이다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연꽃은 대부분 홍련이며 백련은 매우 드물다
그렇게 귀한 백련을 전남 무안에 가면 마음껏 접할 수 있다
전남 무안 일로읍 회산마을 회산백련지는 동양 최대 백련 자생지다. 연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면적만도 무려 33만580㎡(10만평). 매년 8월이 되면 하얀 군무가 펼쳐진 장관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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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산강 하구에 둑이 건설되자 한 마을주민이 저수지 가장자리에 백련 12주를 심었다.
그날 밤 꿈에 학 12마리가 날아와 그 자리에 앉았다 하는데 그 상서로움이 예사롭지 않다. 세월이 흐르자 그 열 두 백련은 거대한 연못을 가득 채워 지금에 이르렀다.
마을 이름인 '회산(回山)'은 '온 세상 기운이 돌고 돌아서 다시 이곳에 모인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선인들이 예견했듯 이제 수많은 세인은 백련을 보기 위해 먼 길을 돌고 돌아 해마다 이곳으로 모인다.
백련은 보통 7월과 9월 사이에 꽃을 피운다. 무안 연꽃 절정기는 단연 8월이다.
이 즈음 무안 회산마을에서는 연꽃 대축제를 연다. 1997년 처음 시작된 연꽃축제가 이제 12회째를 맞았다.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 동안 개최되는 올해 축제에는 연산업을 홍보하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펼쳐진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산책로에 서면 백련을 자세히 볼 수 있다. 백련 홍련 가시연 어라연 등 다양한 연꽃이 줄을 서서 이방인을 기다린다. 어디를 둘러봐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무성한 초록 연잎이 장관이다.
백련은 한꺼번에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7월부터 9월까지 조금씩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 때문에 하얀 백련 군무를 기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연꽃 향기는 마음으로 맡는다'는 말을 되새기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서운함은 사라진다.
산책로 끝에는 연꽃 모양으로 된 유리온실이 있다. 2층 규모 수상 유리온실로 백련지의 또 다른 볼거리다. 1층에는 연꽃을 바라보며 차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카페테리아와 함께 수련전시관이 있다.
보트를 타고 연꽃 길을 탐사하는 저수지 둘레만 해도 3㎞.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은 족히 걸린다. 쉬어갈 수 있는 원두막도 곳곳에 있다. 무더운 여름 저수지를 따라 도는 게 버겁다면 열기구를 타고 백련지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축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연꽃 길 보트 탐사. 1m 정도 깊이인 저수지 안에서 작은 배를 타고 직접 노를 저어 연꽃 사이를 헤치며 감상하는 체험이다.
보트 한 대에 4명이 탈 수 있다. 보트 탐사를 위해 터놓은 수로는 약 500m. 한 바퀴 도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 노를 수직으로 세워 힘껏 당기는 것이 젓는 요령. 4명이 한마음이 되어 '하나, 둘'을 외치며 동시에 노를 저으니 백련처럼 하얀 보트가 매끄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위에서 내려다보던 연꽃을 보트를 타고 옆에서 보는 맛은 또 다르다.
물 속에서 빼곡하게 올라온 연꽃 줄기와 꼬마 우산처럼 넓고 동그란 모습으로 동동 떠 있는 연잎을 헤치고 가다 보면 정글탐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백련축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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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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