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장어의 유혹' - 고성 자란만 등서 제철
|
4일 오전 11시 경남 고성군 삼산면 두포리 포교마을.
항구를 떠난 1.98t급 연안복합어선 일성호 선장
이기환(70)씨와 부인 구행순(67)씨는 30여분 바닷길을
달려 사량도 인근 해역에 이르자 익숙한 솜씨로 호흡을
맞춰 낚싯줄을 뿌렸다.
전어를 미끼로 꿴 주낙을 수심 10∼20m의 바다에 던져
넣은 이씨 부부는 1시간 쯤 지나 낚싯줄을 거두기 시작했다.
길이 50㎝가 넘는 갯장어(일명 하모)가 한마리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갯장어'가 제철을 맞았다.
한여름 바다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은 갯장어 잡이는 지난달
말부터 고성 자란만과 사량도, 욕지도 인근 해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성지역에만 갯장어 잡이를 전문으로 하는 어선이
40여척에 이른다.
갯장어는 주로 회나 회무침으로 먹고 끓는 물에 데쳐 먹기도 하는데
담백하고 부드러운 육질의 맛이 일품인데다 여름철 바다에서 나는
보양식으로는 으뜸으로 꼽힌다.
갯장어는 겨울잠에 들기 전인 10월까지도 잡히지만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6∼8월이 최대 성수기. 생김새는 붕장어(아나고)와 비슷하게 생겼다.
그러나 붕장어에 비해 머리 부분이 길고 뾰족하게 생긴 갯장어는 날카로운 이빨이 특징.
일본식 이름인 '하모'도 날카로운 이빨로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습성 때문에 '물다''라는 일본말 '하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갯장어의 요즘 위판가격은 ㎏당 1만1천∼1만2천원. 하지만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피서철엔 배 가까이 뛴다.
50년 넘게 갯장어 잡이를 하고 있다는 이씨 부부는 "바다가 오염되면서 갯장어잡이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 맛 만은 여전하다"면서 "특히 고성만
일대 갯장어는 맛이 월등하다" 고 자랑했다.
김정완 기자 jwkim@busanilbo.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