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워낭소리
최노인은 마흔살이 넘은 소와 함께 살고 있다. 평생 땅을 일구고 농사를 짓는 최노인과 주인의 속내를 읽을정도로 교감하는 우직한 소 서로 한평생을 살아낸 노쇠한 육체는 최노인이나 소나 다 관절염으로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믿고 충실한 동행을 한다. 어쩌면 기계화를 거부하는 마지막 농민인 최노인은 소에게 신선한 꼴을 먹이기 위해 농약을 거부한다 하루하루 소꼴베는 일은 최노인이 젊었을 때 머슴을 살던 습관 그대로 맛있는 풀을 보면 소에게 먼저 먹이고 싶어 낫질을 하며 들판을 누빈다. 어렸을 때 침을 잘못맞아 인대가 오그라들어 평생 다리를 저는 최노인 쓰러질 듯 쓰러질듯 하지만 목숨이 살아있는 한 움직여야 한다는 이 시대 최후의 농민이 아닐런지 한 다리를 질질 끌며 소꼴을 베는 최노인의 모습은 이 시대 각종 공해물질로 포장된 먹거리가 판을 치는 모습에 신선한 경종을 울린다. 내 소에게만은 농약에 오염되거나 각종 홀몬이 들어간 사료를 거부하고 자연에서 오염되지 않은 태초의 먹이를 먹이고 싶은 가장 선한 모습이 아닌가. 그리고 이 시대 최후의 일소 소고기 파동 미국산 소고기 전면 개방등으로 소값은 하루가 멀다하고 떨어지는데 최노인은 자식이나 부인이 소를 팔아야 편안하게 산다고 사료도 안 주고 꼭 쇠죽을 끓여 주느라 새벽같이 일어나는 최노인의 우직스런 고집앞에 제발 소를 팔자고 애원한다. 눈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려도 워낭소리나 소의 울음소리에는 귀가 번쩍 뜨이는 최노인. 그런 최노인에게 소는 최고의 자가용운전자 노릇을 충실히 한다. 장에 갔다 달구지에 잠이 들어 깨어보니 집 마당이었던 일 차가 오면 찻길에서 스스로 차를 피할 줄 아는 소 그런 주인을 만나 남들은 고작 15년 내외를 살지만 최노인의 지극정성으로 40여년의 장수를 누린 소 둘 사이의 진정한 교감이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절로 일게 한다. 최노인의 몸이나 소의 몸이나 노쇠는 피할 수 없는 운명 최노인이 쓰러져 가까스로 몸을 가눈 후에 눈물을 흘리는 소를 끌고 우시장에 가지만 다 늙어 고기로도 쓰일 수 없는 소를 100여만은 쳐준다는 말에 500만원 주지 않으면 안판다고 고집을 부린다. 어쩌면 애초부터 팔 생각이 없는 게 최노인의 속내일지도. 결국 소를 다시 집으로 데려와 한몸으로 살지만 어느 날 소는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다. 수의사는 마음에 준비를 하라 이르고 최노인은 쓰러진 소에게 일어나라 소리치지만 그것은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장면 코뚜레를 풀어주고 모든 멍에를 내려줄 때 가슴이 얼마나 막막한지 "좋은 데로 가라. 그동안 고맙다." 결국 소는 최노인의 손에 의해 마지막 땅에 묻힌다. 최노인의 말대로 저 녀석이 죽으면 내가 상주 해주지 하던 말대로 소를 먼저 보낸 최노인 최노인의 손에 워낭만 남아 모두의 가슴을 울리며 워낭소리가 여운으로 남는다.
------------------------------------------------------------------------------------------------------ [경향의 눈]‘워낭 소리’ 끊긴 곳에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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