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집에 있어 봤자 하루 종일 빈둥거릴 거고 마땅히 할 일도 없어
아침 먹고 바로 출근했다.
오전에 일 좀하고 점심 먹고 나니 비가 그친다.
비가 그치니 벌써부터 좀이 쑤시기 시작한다.
산행준비도 제대로 못했는데...
바지와 자켓은 등산복으로 입고 왔지만 신발은 구두다.
평소 점심 먹고 산보하면서 신는 트렉킹화로 갈아 신고 나니
대충 산행 준비 끝이다.
배낭은 가져오지 않아 슈퍼에서 물 한병 사고 집에서 잔다는
희길이 억지로 가자고 하니 그새 생막걸리와 김치전을 부쳐왔다.
오늘 산행은 진달래 축제때는 붐빌 것 같아 미리 천주산(638m)으로 정했다.
비온 후지만 땅은 그다지 질지 않고 산행하기에는 괜찮은 날씨다.
희길이는 초장부터 벌써 헤매고 있다.
어제보다 더 보조 맞추기가 어렵다.
할 수 없이 가까운 전망대에서 기다리라고 하고 오르는데 땀이 나기 시작한다.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는 이제 꽃몽우리만 맺혔다.
정상근처의 진달래 군락지에는 아직 꽃몽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너무 일찍 왔는가 보다.
작년에는 4월 8일 진달래 축제를 했는데 올해는 조금 더 늦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천주산 정상에서면 창원과 마산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으로는 주남저수지와
김해지역의 들판이 시원하게 펄쳐진다.
또한 천주산은 정병산 무학산과 함께 낙남정맥의 줄기로 북으로는 함안과 경계를 이룬다.
정상에서 10분쯤 내려오는데 저쯤에서 희길이가 오고 있다.
전망대에서 기다리는 줄 알았는데...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고 생막걸리로 정상주를 마시고 김치전으로 안주를 하고...
시간이 지나니 땀이 식으면서 춥다.
거기다가 차가운 막걸리를 마시니 으스스하다.
빨리 내려가기로 의견 일치를 보고 내려오는데...
춘자한테서 전화가 온다.
장유 찜질방에서 나와 비음산으로 가고 있으니 오란다.
도청뒤 용추계곡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춘자에게 전화를 거는데 불통이다.
할 수 없이 용추계곡으로 계속 올라가니 춘자가 친구와 내려온다.
거의 계곡 중간지점에서 만난 셈이다.
동창은 언제 만나도 반갑다.
국수로 저녁을 대신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각자 집으로...
어제 오늘 계획도 없이 번개산행의 연속이다.
2008.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