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금정산성에 올라서서...

바람소리7 2008. 7. 12. 10:13

4월의 주말

싱그러운 아침햇살을 받으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도로가에는 노란유채꽃이 마치 개나리처럼 활짝 피어 있다.


오늘 산행코스는 범어사경내를 거쳐 북문~동문~금성동 먹거리촌 으로

초보자도 어렵지 않은 무난한 코스다.

범어사 경내에 들어서니 문득 중학교 때 한번 와본 기억이 난다.

소풍(?)와서 경내를 대충 둘러보고(사실 그때는 절에 대해서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급하게 뛰어 내려오는데 여고생 누나로부터

경내에서는 정숙해야 한다고 점잖은 주의를 받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북문으로 오르는 코스 주위에는 커다란 바위와 그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 벚꽃과 진달래가 산행의 정취를 더해준다.

작년에는 매표소 요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상마마을로 삥둘러

코스를 잡았다가 길을 잘못 찾아 일행들에게 눈총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 지금은 절에서 요금도 받지 않아 범어사를 통과하여 바로

북문으로 오르기 때문에 코스가 짧은 감도 없지 않다.


북문에 도착하니 시원한 바람이 불고...

저멀리 금정산 정상인 고당봉이 보인다.

작년 이맘때 고당봉에 올라 하산할때는 로프를 잡고 씨름을

한적이 있었는데...

내가 숙달된 조교로서의 시범을 보였는데도 다들 군대를 안가서 그런지

로프잡고 우왕좌왕했던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북문에서 동문으로 가는 코스 중 원효봉에 오르니 저멀리 광안대교가

보이고 의상봉으로 펼쳐지는 성곽의 파노라마가 너무나 아름답다.

우측으로는 낙동강과 김해평야가 펼쳐져 있고 좌측으로는 회동저수지가

바로 아래에 있는 듯하다.

정말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작년 추석 울산에서 제사모시고 부산 처가로 내려오면서 본 금성산성의

경치가 너무 좋아 언젠가 꼭 한번 산행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때는 시간이 없어 처가에 오자마자 바로 장산에 오른 기억이 있다.

정말 시간만 더 있다면 금정산성을 종주해 보고 싶은데...

 

이윽고 동문에 도착하여 성문주위에서 한참을 멈춰 섰다.

예전에 수업 빼먹고 산성에 올라 산성 막걸리에 취해 밤늦게

걸어서 내려오던 일이 떠오른다.

그때는 이 동문을 참으로 자주 넘나 들었는데...


동문 주위의 소나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건만

그때 그친구들은 다들 잘 있는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며

난 또 이렇게 지금의 친구들과 어울려 산성마을 오리고기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2008.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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