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산성마을 오리고기집에서...

바람소리7 2008. 7. 12. 10:25

 

오늘 일요일인데 모처럼 집에 있으려니 웬지 참 어색하다.

사실 비슬산 참꽃축제에 가려고 했는데 멤버구성이 여의치

않아 정말 모처럼 집에서 한가롭게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

베란다에 나가 보니 서양란이 아직도 싱싱하게 피어있다.

핀지 한달도 훨씬 지난 것 같은데 꽃이 참 오래간다.

군자란은 벌써 졌는데...

 

화분에 물좀 주려고 하니 화분에 물 주는 것은 와이프 자기가

한다고 이불정리나 좀 도와 달란다.

내가 너무 자주 물을 줘 화초를 죽인다나 어쩐다나

겨울이불 치우고 얇은 봄이불로 바꾸고 내친김에 청소기로

거실과 모든 방을 싹싹 밀고 나니 오전 10시가 지났다.

 

문득 지난번 처갓집 가자고 했는데 회사로 출근한 생각이 나서

미안한 마음에 부산한번 가자고 하니 와이프 엄청 좋아한다.

 

12시 조금 지나 부산에 도착해 장인 장모님 어디로 모실까 고민중에...

와이프는 소고집으로 가자고 하고, 난 바람도 쐴겸 금정산성 산성마을로

가자고 제안하니 장인장모님 금정산성이 좋겠다고 한다.

온천장에서 금정산성 동문으로 이어지는 꼬불꼬불한 산길 주위로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쭉쭉 뻗어있고 연녹색 나뭇잎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다.

 

이윽고 산성마을에 도착해 오리불고기와 오리백숙을 주문하고...

각종 산나물 밑반찬으로 소주한잔 쭉 들이키니 뱃속이 다 시원하다.

장인장모님도 모처럼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을 쐬어 매우 좋다고 하시고,

와이프도 엄청 좋아하는데...

그동안 자주 못 찾아뵌 것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오리불고기를 안주삼아 소주 한병 비우고 옻백숙에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키니

세상부러운게 없는 것 같다.

산성마을 주위로는 파리봉이 우뚝 솟아있고...

계단식의 밭에는 여러 가지 채소들이 파랗게 자라고 있다.

개천보다 작은 도랑으로 깨끗한 물이 흘러가는 전형적인 산촌마을 풍경이다.

 

처가로 오는 길에 운전대를 와이프한테 맡기고 조수석에 앉아 산천경계 구경하니

Red와 Blue로 무장한 등산객들의 얼굴에도 행복함이 가득한 것 같다.

내친김에 벡스코 옆 홈플러스에 들러 그동안 무척이나 싫어했든 쇼핑을

따라 나섰다.

그것도 카트까지 밀고...

 

집으로 오는 길에 와이프가 오늘 처갓집에 내가 먼저 가자고 했다고

무척 고맙다고 한다.

사실 난 어버이날도 다가오고, 그동안 와이프가 몇 번 가자고 했던 것을

못들은 척 한 적도 있고 해서 밀린 숙제하듯 처가에 한번 다녀온 것 뿐인데...

 

오늘 처가에 다녀온 효과가 한 몇 개월은 갈려나?

 

200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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