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완성은 날씨가 반이고 나머지 반은 지역 맛집이 먹고 들어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적어도 내 경우에선 말이다. 기껏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그렇고 그런 맛에 조미료 맛만 강하다면 물리지도 못하고 화도 못내고 그야말로 사기당한 기분에 치미는 울화를 감당하기 어렵다.
비교적 식성이 무난해 군소리 않고 아무 거나 잘 먹는 아들 딸은 이런 나를 보고 "엄마가 미식가인데다 지나치게 까탈스런 입맛을 가진 탓이다."고 몰아부치던데 사실 그 말에 할 말이 없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나치게 음식투정이 심한 편이니...ㅎㅎ
그런데 지난 봄, 선배 따라 강남갔던 남도여행, 그것도 장장 일주일 장흥, 강진, 완도, 보길도, 진도, 해남을 거친 맛집 투어에서 다시 가보고 싶은 맛집 두어 곳을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맛도 맛이지만 어찌나 착한 가격인지 너무나 감격스러워 종내는 언제 꼭 다시 와서 이 맛을 봐야겠다고 굳게 맹서까지 한 맛집. 그 맛집을 소개한다.
강진, 청자식당



강진 칠량면, 허름한 스레트 시골집에 숨어있는 맛집. 예로부터 강진은 물산이 풍부한 고장으로 소문 난 곳이란다. 물산이 풍부하니 음식맛이 발달하는 건 당연한 터. 바다와 산과 평야에 지천으로 널린 식재료. 그중에서도 드넓은 강진 갯벌에서 나는 바지락과 맛살은 풍부한 생산량과 더물어 그 맛이 좋기로 강진의 대표 상품이다.

강진 바지락무침은 다른 곳 하고는 조금 다르다. 보통 바지락 회무침은 미나리에 청홍고추, 양파 등으로 맛을 내지만 강진은 미나리 대신 꼭 살짝 데친 애호박 채친 것을 섞는다. 하여튼 어머니 생전에 얻어먹었던 바로 그맛. 무려 11년 만의 해후였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도 얼마나 착한지 3만원짜지 바지락회무침 대 한 접시로 네 여자가 배 띵땅 두드리며 원없이 먹었다. 내용도 착해 바지락살이 버글버글하다.
완도, 한정식집
전복 양식 주산지답게 전복요리가 종류별로 나왔다. 가격도 비싸고 볼거리도 화려하지만 세련된 도시여성 같은 맛이랄까? 정갈하고 깔끔했지만 토속맛은 느끼기 어려운. 그래도 비싼 값은 할 정도 맛이라 일단 소개.(얻어먹으면 몰라도 내 돈 내고 먹기는 좀 거시기한...^^)



**전복구이

쫄깃쫄깃 하다는데 모양이 영 거시기 해서 잘 못먹는 회, 개불 회
마지막, 진도 꽃게 비빔밥
TV에도 소개된 유명한 맛집이라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싱싱한 꽃게살 양념한 것을 밥위에 퍼얹고 슥슥 비벼먹는 맛이란. 게다가 된장으로 무친 꽃게장 맛도 일미. 간장게장이나 꽃게무침만 먹어 본 사람들한테는 틀림없이 감동을 줄만한, 다시 가보고 싶은 맛집 중 하나.




** 꽃게비빔밥에 눈이 뒤집혀 사진이 엉망이다~~


** 야는 문제의 된장게장인데 요거 또한 흔들렸다. 빨리 먹고싶은 맘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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