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 : 2007년 5월 13일
- 산행시간 : 7시간 30분
- 산행코스 : 모산재 주차장-철계단-무지개터-모산재-철쭉제단-배틀봉-
철쭉군락지-모산재-순결바위-덕만 주차장
황매산은 합천을 대표하는 산으로, 합천호 푸른 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 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인기명산 21위로 높이가 1,108m이다.
군립공원 황매산은 최근에 소백산, 바래봉에 이어 철쭉 3대 명산이라 할 만큼
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4월 하순에 만개하는데 철쭉이 만개하는 4월 하순과
5월 초순에 집중적으로 많이 찾는 산행지이다.
특히 모산재(767m)는 삼라만상형의 기암괴석으로 형성되어 어느 방면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바위산의 절경에 도취하게 된다고 한다
무지개터 와 철계단, 황매산성터, 순결바위, 국사당을 잇는 산행코스는 쳐다
보기만 해도 가고 싶은 충동을 주며 합천8경중 제 8경에 속한다고 한다.
집에서 8시에 출발하여 문경이 태우고 8시 10분에 동락이 봉고차에 탑승하여
선영이와 일행들을 태우고 황매산(黃梅山)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철쭉이 절정이라 많이 붐빌 것이 예상되어 출발을 서둘렀다.
군북IC를 나와 20번 의령국도로 접어들어 대의를 지나 합천 삼가에서 가회면을
거쳐 모산재 주차장으로 향했다.
주차장까지 6km정도나 차가 밀린다.
정말 엄청난 차량행렬이다.
차가 10분정도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동네 아저씨 한분이 저수지 옆길로
가면 바로 주차장이 나온다고 한다.
별로 손해볼 것도 없겠다 싶어 샛길로 따라가니 우리차량 이외에는 따라오는 차가
없다. 약간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임도를 따라 가니 멀리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괜히 신바람이 난다. 우리차량이 합류지점까지 지름길로 도착하기까지 족히 1시간은
빨리 온 것 같다.
주차장도 만원이라 차를 댈 곳도 없다. 강원도 등의 차량번호판도 보이고,
정말 전국 각지에서 모인 것 같다.
겨우 동네 빈터에 차를 세우고 모산재를 향해 출발을 하니 벌써 11시다.
이렇게 많은 인파를 헤치고 정상까지 가려면... 앞이 캄캄해진다.
출발전부터 일행 중 누군가 철계단은 죽어도 못간다고 투덜댄다.
나원 참... 등산하러 와서 철계단을 못간다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할 말이 없다.
여기저기 병목지점에서 한없이 기다리며 출발...정지...출발,
별로 힘도 들지 않는다.
이건 산행이 아니라 꼭 시장판에 온것 같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동락이와 선영이 그리고 일행들은
내려간다고 한다.
동락이는 여자들만 남겨 두기가 그래서 그런지 같이 내려가는 모양이다.
이렇게 하여 6명이 와서 나와 문경이 둘이서만 산행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문경이 복잡한 인파를 헤치고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도 뒤질세라 약간은 새치기를 감행하면서 산행을 서둘렀다.
이윽고 철계단이 나온다. 두사람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생각보다
튼튼하여 별로 겁이 나지 않는다.
아니 철계단이 어떻다고...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다들 잘만 오르는데...
철계단을 통과하니 정체현상이 조금씩 풀린다. 명당자리라고 하는
무지개터를 지나 모산재정상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고 그늘 밑에 앉아
막걸리로 점심을 대신했다.
김밥은 동락이가 챙겼는데, 하산했으니 오늘은 막걸리로 대신할 수 밖에...
그래도 족발과 오이, 과일이 한 배낭 있으니 마음 든든하다.
과일은 별로 생각이 없어 천안에서 온 단체 산악회원들에게 나눠 주니,
남았으면 더 달라고 한다. 10개 이상 선심을 써니 다음에 천안에 오면
연락하란다.
그렇게 잠시 웃고 나서 철쭉제단으로 향했다.
여기서는 내리막길인데 또 밀린다. 오늘은 너무나 많은 산행객들이 모여서
도무지 정체현상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겨우 철쭉제단을 지나 철쭉군락지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고
야단이다. 절정이 지난 철쭉이라 조금은 아쉽다.
이걸 보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난리를 쳤단 말인가!
문경이는 천주산 진달래가 훨씬 더 멋있다고 한다. 맞는 말인 것도 같다.
춘자가 지난주 올 때는 정말 장관이라고 하던데...
저멀리 황매산 정상이 보인다. 오늘은 산행이 너무 지체되어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황매산 정상(1,108m)에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고 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정상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배틀봉 까지만 가기로 하고 다시 출발...
약20분간 정말 열심히 걸었다.
오늘 등산시간은 겨우 20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배틀봉 정상에는 철 지난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가져온 막걸리로 건배를 하고 억색 밭 속에서 정상주를 마셨다.
옆에 계신 산행객에게 막걸리를 권하니 맛있게 잘 마셨다고 한다.
산에 오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사람들은 저마다 이렇게 또 친구가 되나 보다.
밑에서는 언제 내려오느냐고 난리다. 우린 아직 내려갈 마음이 없는데...
이렇게 힘들게 올라와서 그냥 휭 하니 내려가기에는 웬지 아쉬울 것 만 같다.
모산재 정상에서 아까는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친 주위 경치들을 조망하면서
다시 찰깍,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며 열심히 찍었다.
모산재에서 올라올 때와는 반대 코스인 순결바위능선으로 내려가는데
올라온 철계단쪽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황매산 철쭉이 좋다고 하지만 사시사철 변하지 않는 모산재의 기암괴석에
비할까! 싶다. 이렇게 좋은 경치를 보지 못하고 빨리 하산한 친구들을 위해
문경이는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댄다.
조금 내려가니 “순결바위” 가 나온다. 바위 두 개가 사람하나 빠져 나갈
정도의 좁은 틈새인데 순결하지 않는 사람이 들어가면 바위가 닫혀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어째 들어가기가 겁이 난다.
지은 죄도 있고 하여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도 정체현상의 연속이다.
오후 5시 까지는 도착할 줄 알았는데, 벌써 오후6시를 넘고 있다.
아니 명색이 군립공원인데 코스를 다양하게 개발하든지 아니면 계단이라도
군데군데 세웠으면 이렇게 밀리지는 않을텐데... 입장료가 없어서 그런가?
아무튼 엄청나게 밀리고 사람들로 한없이 붐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선영이가 이산가족의 만남처럼 반긴다.
가게에 둘러앉아 도토리 묵과 파전을 시키고 막걸리를 마시고...
점심때 못먹은 김밥도 먹고...
오늘은 운전을 하지 않아 모처럼 과음하고 있다.
잠시 합천댐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주변풍경을 구경하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 후 저녁을 먹고 귀가 했다.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었다.
아무튼 오늘 산행은 웬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할 말 많은 그런 산행이
되고 말았다.
너무도 많은 인파로 인해 황매산 정상에 가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동락이와 선영이는 모산재에도 오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동락아 선영아 대신 문경이가 사진 많이 찍었으니 구경이나 실컷 하렴!
2007.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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