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지리산 천왕봉에서...

바람소리7 2008. 8. 1. 23:34

 

새벽4시에 알람소리가 요란하다.

조금 피곤하지만  일어나 세수하고 등산채비를 서두른다.

 

물챙기고 얼린 막걸리와 맥주(피쳐)를 배낭에 넣으니 묵직하다.

전날 1박2일로 장인장모님 모시고 여름휴가를 보내느라

잠도 제대로 못잤다고 와이프는 오늘은 운전하지 말라고 한다.

 

상남동 사무소에 차를 몰고 가니 일행들이 모이고...

다행히 오늘은 일행중에 한사람이 차를 몰고 가겠단다.

가면서 눈좀 부쳐도 되겠다고 생각하니 벌써 피로가 싹 풀린다.

 

남강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지리산 중산리로 향하는데

날씨가 너무나 쾌청하다.

파란하늘에 흰구름이 떠 있어 마치 가을날씨 같다.

 

지리산 자락은 구름이 산허리를 휘감고 있고 산마루는 아침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아침일찍 출발해서인지 중산리는 고요하기만 하고...

예년과 달리 여름휴가철 피서객도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다.

 

중산리 분소 바로 밑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발하니 7시30분이다.

오늘 산행코스는 중산리~칼바위~로타리산장~천왕봉~장터목산장~

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나무숲속이라 햇볕이 들지 않아 산행이 한결 수월하고...

조금 걸으니 칼바위가 나오고 이어서 망바위가 나온다.

 

아침이지만 머리에서 흐르는 땀을 주체할 수가 없다.

안경만 없었어도 산행이 한결 수월할 것 같은데

안경벗고 땀을 닦으려니 불편하기 그지 없다.

 

겨울에는 안경에 습기가 서려 불편하고 여름에는 땀때문에 불편하다.

이윽고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하여 얼린 막걸리 한잔 마시니 뱃속까지 시원하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내려오시는 산객분이 엄청 힘들거라고 겁을 준다.

지금까지는 경사가 완만했지만 로타리산장부터 천왕봉까지는 경사가

급하여 훨씬 힘이 든다고 하다.

우째거나 천왕봉까지는 2km 밖에 안된다.

 

개선문 못미쳐 쉬고 있는 여성산객이 있어 무심코 보다가

엄청난 배낭의 크기에 그만 기가 죽고 말았다.

내가 지고 있는 배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윽고 개선문에 도착하니 천왕봉이 아직도 0.8km나 남았다.

경사가 급하다 보니 0.8km가 장난이 아니다.

경사가 급한곳에 철계단이 나오고...

이윽고 천왕샘에 도착했다.

천왕샘이 남강발원지라고 하는데...

한참을 기다려 목을 축이고 이정표를 보니 0.3km밖에 남지 않았다.

 

천왕샘에서 맥주와 쵸콜렛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있는데

조금전 밑에서 본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짊어진 여성산객 두분이 지나쳐간다.

 

배낭무게가 엄청날것 같은데도 잘 걷는다.

우리 일행도 바로 따라 가는데 다리에 쥐가나서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정상까지 300m밖에 안남았는데 엄청 먼 거리로 느껴진다.

 

천왕봉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올라온 산객들로 어느새 만원이고

한참을 기다려 표지석에서 기념촬영 한컷하고...

표지석 뒷면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라고 적혀 있다.

백두대간의 시작점인 천왕봉!

등산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오르고 싶어하는 천왕봉에 올라서서

주위를 조망하는데 지금까지 쾌청하던 날씨가 갑지기 구름이 몰려와

산아래를 제대로 조망할 수가 없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장터목산장으로 내려오니 통천문이 나오고

이어서 고사목지대인 제석봉이 나온다.

살아 백년 죽어 천년 이라는 고사목...

50년전 도벌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질러 제석봉을 태웠다고 하는데

지금은 나무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다.

 

장터목산장을 거쳐 법천골로 하산하니 길이 울퉁불퉁하여 하산길이 쉽지않다.

계곡물에 잠시 족탕하고 남은 음식 다 비우고 하산을 서두르니

유암폭포도 나오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몇개를 건너니

칼바위가 나온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으로 8시간 걸렸다.

 

창원으로 오는데 혜영이한테서 문자가 왔다.

제석봉거쳐 장터목산장으로 가는중인데 세상이 발밑이란다.

나보다 조금 늦게 천왕봉에 도착한 모양인데...

 

그나저나 헤영이가 어떻게 천왕봉까지 갔을꼬?

나도 내려오고 보니 다리가 꽉 모이는데...

 

중산리 등산로 입구의 다리를 지나...

 

칼바위...조금 지나가면 등산로가 두갈래로 갈라지는데 법계사는 우측길이다.

 

망바위

 

써리봉...봉우리가 마치 톱날같다.

 

로타리산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산객들

 

법계사 일주문...항상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치기만 한다.

 

개선문...아직도 천왕봉이 0.8km 남았다.

 

중산리에서 천왕봉까지 5.4km, 천왕봉~장터목산장 : 1.7km, 장터목~중산리 : 5.3km, 총 12.4km

 

천왕샘...남강의 발원지라고 하는데 시작은 미미하다. 샘물이 졸졸졸~

 

저기만 넘으면 천왕봉인데...천왕생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경사 구간

 

드디어 천왕봉...한참을 줄서서 기다렸다.

 

표지석 뒷면..."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라고 적혀 있는데, 잠시도 비워 있을 틈이 없다.

 

아쉬움에 천왕봉을 뒤돌아보고...

 

고사목...죽어서도 아름답다.

 

통천문...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관문인 통천문...하늘로 오르는 문이다.

 

살아 백년 죽어 천년 이라는 제석봉의 고사목 지대

 

장터목산장...산청군 시천면 사람들과 함양군 마천면 사람들이 물물교환과 물건을 사고 팔던곳 이라고 한다.

이렇게 높은곳까지 어떻게 물건을 가지고 왔을꼬?

 

유암폭포

 

물이 시원하여 몇번이나 뛰어들고 싶었다~

 

오는길에 방어산을 보고...방어산을 보면 언제나 고향생각이 뭉클~

 

2008.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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