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에서 업무를 끝내니 11시 30분이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태종대 주위에 있는 횟집을 수소문하여
말로만 듣던 “도다리 쑥국” 을 먹으러 갔다.
감지해변에서 전망이 좋은 자갈횟집이다.
아무도 없는 횟집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창가에 앉으니
바다가 한눈에 내려 다 보인다.
주인아주머니께 도다리 쑥국 달라고 하니 도다리 회를
먹고 남은 고기로 해 주겠단다.
회 먹으러 온 것은 아니지만 별수 없이 도다리 쑥국과 함께
회를 시켰다.
횟집의 위치가 다소 높아 경치 하나는 끝내준다.
바다에 떠있는 고깃배와 유조선들이 한 폭의 그림 같다.
태종대의 세찬 바람에 주위 창문이 다 흔들린다.
이윽고 도다리 회가 나와 몇 점 먹어보니 봄 도다리의 달짝지근한
맛이 나지 않는다.
내입이 칼칼한 건지...
오늘 회는 두 사람이 먹기에는 조금 많은 듯 하다.
여럿이 모였을 때는 조금 모자란 듯 하면서도 맛이 있는데,
양이 많으니 젓가락도 자주 가질 않는다.
한참 후에 오매불망하던 도다리 쑥국이 나와 먹어보니...
글쎄???
무슨 맛인지 잘 알 수가 없다.
주인아주머니는 횟집주변의 밭에서 해풍을 맞은 봄 쑥이라고
자랑을 하는데, 된장향이 너무 진해 쑥 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난 봄 도다리와 새 쑥의 환상적인 만남을 기대하고 왔는데...
먹다 남긴 도다리 회를 같이 넣고 끓이니 이건 완전히 샤브샤브다.
아무려면 어때 도다리가 쫄깃쫄깃하고 맛있기만 한데...
도다리 쑥국과 나의 첫 만남은 이렇게 아쉬움을 남기고 끝나버렸다.
2008.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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